달리기

오랜만에 뛰었다

한 30분여정도 그리고 돌아올땐 걸어서...

(돌아오는것도 뛰기엔...후)


한 한시간 좀 넘게 걸리더라


차갑고 뭔가 축축한 공기를 마시면서 뛰는 느낌은 아주 좋았다.

그냥 뭔가 복잡해지는거 같아서 오랜만에 뛰었는데

좋은 선택이었다.

좀 더 뛸수록 숨이 가빠질수록 머리속엔 그렇게 떨쳐지지 않던

찌꺼기들이 순식간에 지워져갔다.


후 후 하아.. 두번 들여마쉬고 한번에 내뱉고..

훈련소 체대다니던 동기가 알려준 호흡이였다.

체력도 약한데 갑자기 뛰려니.. 처음 구보할땐 하늘이 노랗게

보일정도였다. 구보를 매일 하지 않아서 며칠뒤 다시 뛸땐

금세 친해진 동기녀석이 이걸 알려줬다 익숙해지면 훨씬

편할거라며.. 그렇게 두번을 하고나니 세번째에는 훨씬 잘

버틸수 있었다.


훈련소에선 이랬다..

조그만 내무실 안에서 순식간에 모든 인연이

끊긴체 혼자 있어야 한다는 그 느낌.. 내가 알던 모든이에게

잊혀지는듯한 느낌..


절망이라면 그런것이었을까..



며칠이 적응이 안됬었다. 그나마 비슷한 처지에 있는 비슷한 또래라

쉽게 친해졌고 힘들때 위로해주고 돕고 이야기하고..

그제서야 여기도 사람 사는곳이란 생각이 들더라..



사람사는게 다 무어랴.. 그렇게 나가면 꼭 연락하자던

훈련소 동기들은 지금 연락이 전혀 안된다..

뭐.. 찾으려면 찾겠지만.. 굳이 지금 찾아서 뭐라고 해야할말도..

그리고 내가 지금 변한거처럼 그들도 그때 모습이 아닐꺼 같아

차마 연락을 못하겠다.

전역한지 이제 세달이 넘었다. 자대에 있었던 일들은 벌써 이렇게

아득한데.. 지금 생각하니 그 녀석들 얼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아마 가장 짧고 강렬한 만남이었을게다..




익숙해지면 세번을 호흡하고 한번에 뱉는다는데..

오늘 뛰다가 숨이 가빠져 세번을 해보니 썩 괜찮은거 같다.

익숙해지면 좀 더 잘 뛸수 있겠다.



한 호흡에 하나씩... 뱉어내자...

좀 더 들이키고 좀 더 깊게 내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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